로드스쿨러(2009, 공저)

Lee-Kil, Bora, “The Hill to Lean On: The Royal Tomb of Queens.” Eds. Gogeulli. Road-Schooler. Seoul: Alternative Culture Press, 2009
*Recipient: Supporting grant for youth authorship and publication(2009)
로드스쿨러 -길이 학교고 삶이 텍스트인 아이들의 파란만장 삽질만발 탐구생활(고글리/또하나의문화,2009)

2009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발굴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돈의 압박에 밀리지 않고 배우고픈 거 배우고 하고픈 일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는 길을 조금씩 이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생, 자퇴생(또는 탈학교 청소년), 대안학교 학생, 홈스쿨러’ 정도가 청소년 학습자를 표현하는 단어의 전부였던 때. 아이들은 스스로를 명명한 새로운 개념어 ‘로드스쿨러’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회를 열면서 로드스쿨링을 하고 싶거나 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학습 방식의 출현을 세상에 알린다.

아이들은 스스로 찾아낸 대안적인 학습 방식이 일회적인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깊이와 적용 범위를 더할 수 있도록 고민과 논의를 거듭하며 실험을 이어 간다. <로드스쿨러>는, 그 대안적인 배움 방식의 탄생부터 진행 과정,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곡절 많은 이야기를 보여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 로드 다큐(?), 대안교육계의 ‘무한도전’이다.

 

책 소개

★ 2009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발굴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

세상과 징하게 연애 중인 길바닥 인생들의 또 다른 이름, 로드스쿨러!
그 엉큼발랄한 삽질 연애담을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농밀한 배움을 바란 사람들 사이의 ‘Secret’, 진작에 로드스쿨러가 있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모와 체력과 지력을 겸비한 집단으로 나오는 화랑! 화랑과 공자, 예수, 싯다르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길 위에서 삶과 제대로 연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부했던 ‘로드스쿨러’들이라는 것! 돈 부자가 되는 Secret이 ‘간절히 원하는 거!’라면, 앎의 부자가 되는 비밀은 ‘간절히 바라기 + 삶의 현장에서 배움과 삶과 말이 서로 통하게 하기!’라는데?! 10시간 이상 엉덩이 붙이고 앉아 공부하다가 졸업하고 나면 연기처럼 머리에서 사라지는 배움은 이제 그만~ 여행하며 배우고 싶은 거 배워도 정말 괜찮다! 당신 발 닿는 모든 곳이 교실이고 당신 삶이 교과서며, 당신 삶의 고민을 풀어 줄 열쇠가 된다면 에로 만화도 교재가 될 수 있다! 유랑하며 느끼고 생각하고 수다 떨고 함께 배우는 아이들의 이야기 <로드스쿨러>. 길바닥 아이들의 엉큼발랄한 삽질에 가슴이 뛴다면, 떠나라~ 당신 숨구멍을 틔워 줄 뚫어뻥이 있는 곳으로!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이 험한 세상에~ 왜 태어났니♬”
생일 맞은 사람 빈정 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 생일축하송의 개사 버전은 로드스쿨러들이 줄곧 듣는 얘기다. 로드스쿨러(Roadschooler), 배움을 찾아 유랑하고 사람들과 앎을 나누는 길바닥 배움 폐인들. 여행하며 하고픈 공부한다는 게 말이야 번드르르하고 재미있을 것도 같지만, 정규 코스 착실하게 밟아 명문대 나와도 먹고살기 힘든 마당에 그렇게 공부해서 대체 앞으로 어떻게 먹고산다는 걸까? 로드스쿨러, 대체 이 험난한 세상에, 어쩌려고 태어난 거니?

로드스쿨러, 그런 세상이라 등장했다
사실, 길바닥 아이들도 먹고사는 걱정, 한다. 진즉부터 시작한 걱정이라 알바와 공부를 병행한 아이들은 쪼들리는 통장 잔고와 저질 체력 사이에 매일같이 고뇌하며 세상의 까칠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건져 올린 답은 이거다. 돈 벌어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라 시작한 로드스쿨링이고, 그래서 지금도 길 위에서 앎을 나누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랑하며 배우길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살길 찾으려고 시작한 여행인데 살기 힘들수록 더 열심히 눈 밝히며 돌아다니는 건 어찌 보면 이 아이들에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책 <로드스쿨러>에는, ‘돈, 돈, 돈’하는 세상 속에서 돈의 압박에 밀리지 않고 배우고픈 거 배우고 하고픈 일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는 길을 조금씩 이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네 판타지에 똥침을 가하마
돈이 없으면 배움을 이어갈 수 없고, 배움을 나누기 위해 만든 공간조차도 돈과 힘에 잠식되어 학생들의 행복한 삶이나 배움에 대한 열망보단 돈과 힘을 기준으로 수업 내용과 가르치는 이들의 선정/퇴임 등 많은 것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돈과 공간의 구속에서 뛰쳐나와 스승과 배움을 찾아 떠도는 아이들. 학교나 집이나 학원에 붙어 공부하는 게 아니므로, 아이들은 ‘엄친아’나 ‘바람직한 청소년상’이 되라는 어른들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여행과 공부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앗, 나를 가두던 룰들이 사실은 별것 아니었군.’을 알아가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바람직한 청소년상’ 판타지에 각자의 삶 ― 아르바이트, 연애, 성욕, 섹스, 동성애, 왕따, 자퇴 등 ― 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똥침을 가한다. 하여 <로드스쿨러>는, 갇히지 않은 배움을 향한 구애담인 동시에, 사회가 귀 기울여 들어 주지 않았던 다양한 아이들의 진짜 삶, 생생한 말들로 만든 ‘화끈한 똥침 종합선물세트’다.

아 놔, 나도 입이 있는데 왜 내 소개를 당신이 합니까
그러나 똥침의 파괴적(?) 강렬함만 있고 새살 돋게 하는 ‘대안’이 없다면, 간만에 속 시원한 쾌변 후 앙상한 휴지걸이를 발견했을 때의 심정과 뭐가 다를까. <로드스쿨러>가 선사하는 똥침 세트는 새살 솔솔 돋게 하는 마데카○ 같은 대안을 첨부한 세트이니, 변기 위에 앉아 혼 빠진 표정 짓지 않아도 괜찮다. 각자가 안고 있는 삶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아이들의 ‘커밍아웃’은, 고민에 대한 직시와 시대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각자의 삶에 적합한 새로운 룰과 대안적인 삶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된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토로할 수 없었던 삶의 고민과 일상을 텍스트 삼아 시대를 읽고 자신의 말로 삶을 풀어내려는 아이들. 삶과 공부하는 내용과 말을 일치시켜 나가는 작업 속에서, 아이들은 지식인 어른들이 명명하는 청소년의 삶에 자신을 구겨 맞추는 것을 그만둔다. 그리고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기준과, 자신의 삶을 설명할 자신의 말을 찾아낸다. ‘학생, 자퇴생(또는 탈학교 청소년), 대안학교 학생, 홈스쿨러’ 정도가 청소년 학습자를 표현하는 단어의 전부였던 때. 아이들은 스스로를 명명한 새로운 개념어 ‘로드스쿨러’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회를 열면서 로드스쿨링을 하고 싶거나 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학습 방식의 출현을 세상에 알린다. 이런 공론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찾아낸 대안적인 학습 방식이 일회적인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깊이와 적용 범위를 더할 수 있도록 고민과 논의를 거듭하며 실험을 이어 간다. <로드스쿨러>는, 그 대안적인 배움 방식의 탄생부터 진행 과정,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곡절 많은 이야기를 보여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 로드 다큐(?), 대안교육계의 ‘무한도전’이다.

단물만 쏙 빼먹는 이동, 이제 그만~
사람도 돈도 지식도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하는 시대, 아이들의 삶이라고 해서 그 흐름을 벗어나진 않는다. 더 좋은 교육 조건과 더 좋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이동하는 아이들. 이처럼 이동이 일상이 되어 버린 시대에, 학습 내용에 이동에 대한 성찰을 넣고 학습 방법에 이동을 적용한 아이들이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니다. 이동이 일상인 세상이 되었다면, 그 세상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선 지금보다 이동이 적던 시대에 생겨난 특정 교육 공간 중심의 정적인 학습 방식에서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의 의미를 사유하고 그 사유한 내용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학습 방식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머문 지역에서 단물만 쏙 빼먹고 몸만 빠져나오는 이동,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인 곳을 황폐하게 만드는 이동이 아니라, 경계를 넘나들며 얻은 성찰을 바탕으로 각자가 발 딛고 있는 터전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책임 있는 이동’을 하는 사람들을 길러야 할 시기가 온 것이기도 하다. 교육계의 ‘무한도전’뿐 아니라 ‘잘 먹고 잘 사는 법’까지 넘보는 <로드스쿨러>는, 이동에 대해 고민하고 이동을 통해 학습한 아이들이 로드스쿨링 과정에서 섭취한 앎을 자신이 속한 곳에 건강하게 적용시켜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로드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책임 있는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시대에 교실은 어떻게 변신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대한 시기적절한 힌트가 되어 줄 것이다.

<로드스쿨러>, 그대들 삽질에 CHEERS!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국산 개념어 ‘로드스쿨러’. 스스로 내비게이션이 돼서 목표를 정하고 경로를 만들어야 하는 로드스쿨러에겐 친구가 길이고, 멘토가 길이고, 도서관이 길이고, 평생이 길이다.
– 한겨레 21@신윤동욱 기자

승자 독식 시대의 암울한 미래를 통찰한 듯, 이 아이들은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났고 텐트를 하나 쳐 놓고 마을이라 우기더니 밝은 미래를 가지고 돌아왔다. 각자 또 같이 배우는 돌봄과 배움의 마당을 여는 로드스쿨러. 오랜만에 돌아온 반가운 친구들이다. – 조한혜정@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하자센터장

제도 교육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처음 낯설게 느끼는 것은 ‘길’이다. 제도는 아이들에게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낮엔 학교에, 밤에는 사교육 현장에 있어야 착한 아이다. <로드스쿨러>는 ‘길’을 제 것으로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으라 하는 곳에 있지 않고 있고자 하는 곳을 찾았던 길들의 기록이다. – 김현진@에세이스트

실용교양 분야의 응모작 중 절반 가량은 청소년들이 쓴 여행기였다. 그들은 여행기에서 지식 자랑이 아닌 청소년다운 창조적 열정으로 주변의 사물과 사람과 사건을 다루는 솜씨가 만만찮았다. ‘고글리’가 쓴 <로드스쿨러>는 그중에서도 압권이었다. 글 모두가 세속에 때 묻지 않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어 가장 빛나 보였다.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및출판지원사업 심사평@한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