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Kil, Bora. Road is School. Seoul: Hankyoreh Publication, 2009
길은 학교다 -열여덟 살 보라의 로드스쿨링 (한겨레출판, 2009)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8개월 동안 봉사여행을 떠난 보라의 로드 스쿨 이야기. 맞벌이를 하며 힘겹게 사시는 청각 장애인 부모님을 3개월간 손짓과 눈물로 설득해서 여행 허락을 받아낸 18살 보라의 길 위 여정을 담았다.
인도에bstincontri.it 돕기 위해 벌인 바자회, 월드비전 후원아동 마요르와의 만남, 티베트 난민촌의 탁아소에서 만난 아기들, 길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인상적인 만남을 통해서 보라는 인생의 값진 배움을 얻어나간다. 그리고 귀국 후에도 bstdating.de서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벌인 바자회, 월드비전 후원아동 마요르와의 만남, 티베트 난민촌의 탁아소에서 만난 아기들, 길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인상적인 만남을 통해서 보라는 인생의 값진 배움을 얻어나간다. 그리고 귀국 후에도 계속 되는 한국에서의 로드스쿨링은 이어진다.
2008년 여름, 촛불 소녀가 되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경험, 중국의 탄압에 맞선 Peace Tibet 팽창전, 그리고 자신이 지나온 ‘로드 스쿨러’로서의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도전이 그것이다. 길 위에서의 인연과 모든 경험을 자신의 선생님으로 만든 보라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책 소개
* 로드스쿨러(Road-schooler)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학습공간을 넘나들며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교류하고 연대하는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 또는 스승이 있는 공간이면 세상을 모든 곳이 배움터라는 생각을 하는 자기주도학습자들이 스스로를 명명하는 이름.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8개월 동안 봉사여행을 떠난 보라.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 그리고 현지인들을 스승 삼아 길 위에서 배움을 시작했다.
학교 안의, 그리고 학교 밖의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열여덟 살 보라의 로드스쿨링은
웃을 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보라의 로드스쿨링 여정
In> 인도 델리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아부산 아메다바드 뭄바이 델리 → 네팔 바라나시 → 인도 캘커타 다즐링 → 네팔 카트만두 에베레스트 → 태국 칸차나부리 방콕 → 캄보디아 씨엠립 → 베트남 호치민 달라트 냐짱 호이안 후에 하노이 → 태국 위앙짠 → 라오스 왕위앙 루앙파방 → 중국 징홍 따리 리장 중띠엔 차마고도 → 티베트 라싸 시가체 → 네팔 카트만두 >Out
명문고의 학생부회장, 학교 밖 배움을 결심하다!
“사실 난 학교 1년 쉬고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 여기 대한민국 말고 다른 세상이 너무 궁금해.” “그래서? 뭐가 문젠데?” “어? 다른 사람들은 다 안 된다고 그랬는걸.” “네가 가고 싶은 거 아냐? 그럼 뭐가 문제야, 네가 가고 싶다는데.”(p32)
▶광합성이 불가능한 교실 안에서 넓은 세상을 꿈꾸는 보라. 예절을 강요하는 기독교 기숙사 생활과 날마다 반복되는 주입식 학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인 국제 NGO의 현장을 경험해보기로 결심한다. 자, 떠나는 거야!
청각장애인 부모님의 입과 귀가 되던 나, 긴 여행을 허락받다
“야호! 엄마, 뭐라고? 엄마, 다시 한 번 말해봐. 뭐라고, 뭐라고?!” 드디어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 엄마에게 난생 처음으로 따귀를 맞고, 매일 매일 기도실에서 눈물 콧물을 짜냈던 그 세 달의 기억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p40)
▶여행을 결심했지만 맨손으로 나갈 수는 없는 일. 맞벌이를 하며 힘겹게 사시는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도 없다. 보라는 여행계획서를 짜서 출판사와 청소년 단체들에 보내고, 대안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을 소개받아 일대일로 후원을 부탁한다. 그렇게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여행자금. 하지만 문제는 해외라고는 나가본 적도 없는 부모님께 8개월간의 긴 여행을 허락받아야 한다는 것. 3살 때부터 말보다 수화를 먼저 배워 부모님을 도와온 보라는 3개월간 손짓발짓 눈물콧물로 진심을 호소하고, 젊었을 적 ‘운동’ 깨나 했다는 고모의 전폭적인 지지로 설득에 성공한다!
인도에서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벌인 바자회
스스로 기획하고 치러낸 자발성에 의한 학습, 사회교과서와 도덕교과서에서 배운 것들을 잘 실천해나가고 있는 나에게 잘했다며 칭찬하기 위해 바나나 한 다발을 산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내게 주는 선물이다. (p64)
▶드디어 도착한 인도. 배낭여행자들끼리 숙소에 모여 필요없는 물건들을 늘어놓고 아까워하는데, 보라는 이 물건들을 팔아서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고 제안한다. 동네 아이들이 북적대는 행복한 장터에서 하루종일 물건을 팔아서 번 돈은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2만원! 인도 지역신문에 이 행사에 대한 기사가 실린 재밌는 추억은 덤이요!
월드비전 후원아동 마요르와의 만남
“마요르, 나만 널 후원하는 게 아니라 우리 1학년 3반 42명 전체가 널 후원하고 있어. 그중엔 네 이름, 키, 몸무게, 취미, 가족관계까지 달달 외우고 있는 친구도 있어. 기억해, 넌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p78)
▶중3 때 전국청소년자원봉사대회 시상식에서 한비야 선생님을 만난 후로 보라의 장래희망은 국제 NGO에서 일하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반 친구들과 함께 월드비전의 아동 후원을 시작한 보라는 인도 뭄바이에서 후원아동 마요르를 직접 만나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
티베트 난민촌의 탁아소에서 만난 아기들
도대체 뭐지? 다급한 마음에 기저귀를 들춰 보다가 아니다 싶어 담요를 가져와 덮어주지만 뗀달은 여전히 울상이다. 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뗀달 사물함 위의 우유병을 발견했다. 저거다! 우유병 꼭지를 덥석 무는 뗀달. “어, 잘 먹는다! 뗀달 안 운다, 안 울어! 내가 뗀달 맘을 알아챈 거라고!”(p100)
▶아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탁아소 봉사. 인도에 모여 사는 티베트 난민들의 아기를 봐주는 일이다. 처음엔 짜증만 나고 우는 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지만, 품에서 잠든 아기들을 보며 살아 있는 어린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티베트 민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마더 테레사 하우스에서 삶을 보다
칼리가트는, 마더하우스는 그런 곳이 아닐까. 상처받은 육신을 도우러 오는 곳이 아닌, 상처받은 영혼들이 모이는 곳. 세계 각국에서 사람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사랑을 만나는 곳. 그 사랑으로 자신을 치유하며 웃음을 나누는 곳. 그래서 사랑으로 넘쳐나는 마더하우스는 오늘도 바빠 보인다. 무언가를 가득 채워주고 싶어서 말이다.(p157)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보라는 마더하우스에서 봉사지로 ‘죽음을 기다리는 집’ 칼리가트를 택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할머니들의 수발을 들고 빨래를 널면서 보라가 만난 것은 어둡고 우울한 죽음이 아닌 찬란한 삶이다.
얼떨결에 파라곤 국제미용사?
가위를 이용해 싹둑싹둑 머리를 자를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 This is India, 과도로 긁어버린다. 처음엔 뒷머리를 위아래로 약간 손질하며 길이를 조절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많이 자르면 안 된다는 것. 왜냐고? 짧게 깎아놨다가 이상하게 자른 거 티 나면 안 되니까.(p149)
▶과도를 이용해 자기 앞머리를 능숙하게 자르는 보라를 보고 인도 게스트하우스 파라곤의 투숙객들이 하나둘 이발을 의뢰하기 시작한다. 손님들이 구해온 신문지를 반으로 접어 동그란 구멍을 내서 머리에 씌우고 과도로 머리카락을 긁어버리니, 이발에 두피마사지까지 일석이조. 한 달간 5분의 손님을 만족시켜드린 보라의 숨은 미용 실력!
청각장애인 압둘과 우리 엄마 아빠
“우리 엄마 아빠도 너처럼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해. 그래서 나 수화를 할 줄 알아.” 그 다음날 널 만나자마자 나는 용기를 내어봤어. 손짓발짓을 크게 하며 얼굴 표정을 익살맞게 지어 수화로 말을 걸었지. 그런 나를 본 넌 가지볶음밥을 건네주다 말고 눈이 댕그래졌었을 거야. “뭐라고? 야, 쟤네 엄마 아빠도 말 못한대. 쟤 봐봐. 저거 코리아 수화래.”(p120)
▶캘커타에서 가짜 한국음식을 팔고 있는 청각장애인 소년들을 만난 보라는 주문한 음식을 앞에 두고 엄마 아빠 생각에 엉엉 울어버린다. 매일매일 그 식당에서 가지볶음밥을 먹던 보라는 어느날 용기를 내어 압둘에게 수화로 말을 걸어보는데…. 너네 엄마 아빠도 빨리 인도에 모시고 오라는 압둘에게 보라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길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
보라: 우리가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난 것에 대해 도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태은: 부정하진 않겠어. 하지만 난 그저 잘 살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 거야. 나에게 쉼을 주고 싶었어.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내가 갈 길을 찾고 싶었지.(p179)
▶다들 고등학생이 혼자 여행하는 건 처음 봤다고들 하지만, 보라는 여행중에 동갑내기 친구들을 세 명이나 만났다. 모두 자기만의 특별한 배움을 찾아 로드스쿨링을 하고 있었던 것. 부모님 통장에서 몰래 천만 원을 빼내 일본행 배를 타고 세계일주를 시작한 태은이와는 네팔에서 에베레스트 트래킹을 함께 하며 십대의 삶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한국에서 계속되는 나만의 로드스쿨링
하자센터의 글쓰기 수업은 나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곳에 가면 나와 같이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터미널에서 청소년 할인을 받으려다가 왜 학생증을 가져오지 않았냐고 구박을 당했어도 하자에 가는 수요일만 되면 저절로 마음이 놓였다.(p222)
▶8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복학을 결심한 보라는 우연히 캠프에 참석했다가 자기처럼 자발적 학습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얻은 보라는 하자센터와 공간민들레에서 글쓰기, 영상 제작 등을 배우기 시작한다.
2008년 여름, 촛불을 들고
난생 처음 맞아보는 물대포 맛에 잠시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날은 전·의경 오빠들 가슴팍에 꽂아주겠다며 색종이로 160마리의 학을 접어 온 날이기도 했다. ‘아, 나는 학을 왜 접어 왔을까….’ 조금 거칠었지만 촛불광장은 나로 하여금 사회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직시하는 방법을 일러줬다.(p230)
▶고모의 입을 통해 들었던 영화 같은 시위 장면에 보라는 입을 떡 벌렸으나, 광장에는 화염병도 시너도 없고 오로지 촛불과 또랑또랑한 눈망울이 가득한 것을 보고 무작정 즐기기로 작정한다. 그러다가 전·의경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 보라는 난생 처음 신문의 정치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Peace Tibet 팽창전, 서울
내일 행사를 위해 나는 버튼에 쓰일 그림을 자르고 또 자른다. 평화의 팔찌를 포장하고, 올림픽성화 평화봉송 때 쓸 가면을 만들고 또 만든다. 빼마 언니의 말에 의하면 이 단순노동은 머리와 마음을 깨끗이 정화시켜준다는데, 아무래도 그건 우리를 달래기 위한 말인 것만 같다. (p107)
▶서울에 돌아와 티베트 유혈사태 소식을 접한 보라는 바로 티베트 팽창전 도우미로 나선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UN에 보낼 메시지를 써달라고 부탁하고, 손도장도 받는다. 록빠 탁아소에서 만났던 사랑하는 아가들의 조국을 지켜주기 위한 보라의 노력은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로 우리를 말하다
나의 로드스쿨링과 나의 다큐멘터리는 무수한 지점에서 접목된다.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 다큐멘터리가 단순히 내게서 끝나는 것이 아닌, 타인의 고통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될 때까지 나는 길 위에서 끝없이 뒹굴고 싶다.(p244)
▶고글리에서 글쓰기를 배우는 보라는 배움의 과정으로 다큐멘터리의 시나리오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함께 로드스쿨링을 하는 친구들을 인터뷰하고,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는 다큐멘터리 안 만들겠다고 마음 먹지만, 이 작품으로 십대에 대한 화두를 이끌어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배움과 함께 배울 친구들을 얻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지원하는데…
학생증은 없어도, 보라의 ID는 충분하다
로드스쿨러… 촛불소녀… 18세의 한비야… 조한혜정 키드…
그리고 386이 길러낸 아름다운 2세대
“학교를 벗어나 처음으로 만든 나만의 학교,
나만의 로드스쿨의 선생님과 친구들이 되어준 사람들.
빈손으로 떠나 빈손으로 돌아온 내가 얻은 건 결국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